“이 풍경 보려고 다들 온다고요?”... 해발 500m에서 펼쳐지는 압도적 산사 전망

[정취암]

대성산 능선을 따라 오르다 보면 어느 순간 시야가 훌쩍 열리며 기암절벽과 함께 자리한 산사 하나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이 바로 산청 9경 중 하나로 손꼽히는 정취암이다. 해발 500m 지점에 자리한 암자답게 올라서는 순간부터 산 아래 풍경이 한눈에 담기며, 깊은 산중의 고요함과 드넓은 조망이 동시에 느껴진다. 늦가을이면 산세가 색을 입어 한층 더 깊은 분위기가 감돌아, 계절 여행지를 찾는 이들의 발걸음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산청 정취암 아침 풍경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대일


대성산은 기암봉우리들이 병풍처럼 둘러선 독특한 산세를 가지고 있다. 정취암은 바로 이 지형의 중심부에 자리하고 있어 어디에서 바라보든 풍경의 밀도가 남다르다. 사찰 건물 너머로 펼쳐지는 능선의 흐름과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마을의 풍경은 단순한 전망 이상의 느낌을 전하며, 발걸음을 멈추고 한참 동안 바라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계절마다 색이 달라지는 산청의 자연은 암자와 함께 조화를 이루어 한 폭의 산수화 같은 장면을 만들어낸다.


정취암의 역사 또한 깊다. 신라 신문왕 시대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곳으로 전해지며, 오랜 세월 동안 기도의 도량으로 이어져 왔다. 예로부터 금강에 버금가는 상서로운 기운이 흐른다 하여 ‘소금강’이라 불렸다고도 한다. 암자에 발을 들여놓으면 주변의 소리가 잦아들고 고요함이 가득 차오르는데, 이 분위기 덕분에 오래 머물지 않아도 마음이 서서히 가라앉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산청 정취암
사진 = 산청군


정취암에서 꼭 들러야 하는 장소는 암자 윗부분에 자리한 ‘만월정’이다. 작은 정자 하나가 전망대 구실을 하며, 이곳에 서면 산청의 능선과 아래 마을, 그리고 먼 하늘까지 한 화면에 펼쳐진다. 

가을의 선선한 바람이 부는 날에는 눈앞 풍경이 유난히 또렷하게 느껴져 많은 이들이 잠시 머물다 여유를 즐긴다. 해가 기울 무렵에는 산 전체가 부드러운 빛에 물들며 정취암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더욱 깊게 한다.

정취암 만월정
정취암 만월정 | 사진 = 산청군


정취암으로 향하는 길은 비교적 짧아 산책하듯 오르기 좋다. 숲길이 이어지는 구간에서는 흙 내음과 바람 소리가 귓가에 머물고, 점점 고도가 높아질수록 주변의 공기는 한층 더 맑아진다. 암자에 가까워질수록 산중 정취가 짙어져 일상에서 벗어난 듯한 기분을 전해준다. 걷는 과정이 어렵지 않아 주말 나들이 장소로도 적합하며, 부담 없이 산사의 분위기를 느끼기 좋다.


다만 정취암 입구 주차장은 다소 협소한 편이라 방문객이 많은 날에는 둔철 생태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더 편리하다. 입장료가 없어 누구나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으며,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천년 고찰의 여유를 온전히 느끼기에 충분하다. 늦가을의 차분한 기운이 더해지면 전체 분위기는 더욱 깊어져, 짧은 방문이라도 오랜 여운을 남긴다.

산청 정취암
사진 = 한국관광공사(여행노트 김양진)


자연의 비경과 고찰의 정취가 어우러진 정취암은 산청이 자랑하는 독보적인 여행지다. 능선 위에서 내려다보는 탁 트인 풍경, 산사 특유의 고요함, 그리고 계절이 만든 색채까지 더해져 한 번의 방문만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는 장소다. 깊어진 가을 속에서 천년 산사가 전하는 고요함을 느끼고 싶다면 정취암은 더없이 좋은 선택이다.

산청 정취암 가는길
사진 = 한국관광공사(여행노트 김양진)


[산청 가볼만한곳 - 여행테마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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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2.02 Up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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