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숨은 가을 코스, 천아계곡]
제주시 해안동의 ‘천아계곡’은 제주의 자연 속에서도 유독 고요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이다. 바람이 선선해지는 10월 말이면 이 계곡은 붉고 노랗게 물든 나무들로 가득 채워지며, 제주의 가을을 가장 순수하게 느낄 수 있는 단풍 트레킹 명소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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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제주관광공사 |
천아계곡은 물이 흐르지 않는 건천(乾川) 형태의 계곡이다. 돌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바위 사이로 단풍이 흩날리고, 거친 화산석과 붉은 낙엽이 어우러진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화려한 관광지와 달리 이곳은 조용하고 차분하다. 사람들의 발길이 적어, 걷는 내내 바람 소리와 낙엽 밟는 소리만이 귓가를 채운다. 그 속에서 자연과 단둘이 마주하는 듯한 평온함이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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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제주관광공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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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한국관광공사(제주관광공사 디지털관광팀 김은주님) |
계곡을 따라 걷는 길은 그리 험하지 않지만, 일부 구간에는 이끼가 낀 바위와 미끄러운 돌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비가 오는 날이나 비가 내린 후 이틀 동안은 안전상의 이유로 출입이 통제된다. 반려동물은 동반할 수 없으며, 등산화 착용이 필수다. 트레킹 중간중간에는 바위 위로 걸터앉아 단풍빛 계곡을 바라볼 수 있는 포인트들이 있어 잠시 쉬어가기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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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제주관광공사 |
천아계곡의 가을은 화려하지 않지만, 한 걸음마다 깊은 여운을 남긴다. 제주 특유의 검은 현무암 위로 단풍잎이 내려앉은 모습은 그 자체로 한 폭의 그림 같다. 햇살이 바위 틈새를 비추며 붉은 잎 사이로 스며드는 오후 시간대가 가장 아름답다.
올해 제주의 단풍 절정은 10월 말에서 11월 초순으로 예상된다. 이 시기에는 천아계곡뿐 아니라 한라산 자락과 산굼부리, 에코랜드 등에서도 단풍이 절정을 이루어 제주는 섬 전체가 가을빛으로 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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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제주관광공사 |
트레킹을 마친 뒤에는 가까운 애월이나 한림으로 이동해 바다를 따라 이어진 해안도로를 달리거나, 카페거리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다.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오롯이 자연 속에서 걷는 천아계곡의 가을은 그 어떤 명소보다 깊은 힐링을 선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