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다산 좌학리 은행나무 숲]
경상북도 고령군 다산면 좌학리에 자리한 은행나무 숲은 가을이 오면 황금빛으로 물드는 대표적인 단풍 명소다. 낙동강을 따라 길게 이어진 이 숲은 1990년에 조성되어, 지금은 가을마다 수백 그루의 은행나무가 만든 노란 물결로 여행자들을 불러 모은다. 10월 중순부터 서서히 색이 바뀌기 시작해 11월 중순이면 절정을 맞이하며, 발길 닿는 곳마다 부드럽게 빛나는 가을의 정취가 감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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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한국관광공사(유니에스아이엔씨) (이하 동일) |
아침 햇살이 나뭇잎 사이로 스며들면 숲 전체가 황금빛으로 반짝인다. 바람이 불 때마다 잎사귀가 흔들리고, 그 사이로 빛이 스며들며 따뜻한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오후가 되면 바닥을 뒤덮은 낙엽이 햇빛을 받아 반짝이며 마치 금빛 융단을 깔아놓은 듯한 장면이 펼쳐진다. 은행잎이 공중에서 흩날리며 천천히 내려앉는 모습은 그 자체로 예술 작품 같다.
좌학리 은행나무 숲은 걷기에도 좋지만, 자전거를 타고 낙동강변을 따라 달리기에도 제격이다. 숲 옆으로 조성된 자전거길을 따라 달리면 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한쪽으로는 노란 숲길이, 다른 한쪽으로는 잔잔한 강물이 함께 어우러진다. 억새밭이 함께 펼쳐진 구간에서는 은빛 물결이 바람결에 흔들리며 또 다른 가을의 풍경을 완성한다. 이곳에서는 누구나 천천히 자연의 속도에 맞춰 걸으며 계절이 전하는 감성을 느낄 수 있다.
가을 주말이면 이곳은 연인과 가족 단위 방문객으로 붐빈다. 길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에서는 노란 잎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웃음이 이어진다. 특히 오후 햇살이 비치는 시간에는 은행잎과 낙동강의 물빛이 함께 반사되어 따뜻한 색감의 사진이 자연스럽게 완성된다. SNS를 통해 입소문이 퍼지며 ‘가을 데이트 명소’로 손꼽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곳에서는 매년 가을 ‘고령 은행나무숲축제’가 열린다. 축제 기간에는 버스킹 공연, 플리마켓, 지역 특산물 판매 등 다채로운 행사가 이어지며, 여행객들은 자연 속에서 음악과 맛을 함께 즐길 수 있다. 같은 시기에 열리는 ‘고령 락 페스티벌’은 젊은 층에게도 인기가 높아, 한적한 시골 마을이 축제의 열기로 물드는 특별한 시간을 선사한다.
좌학리 은행나무 숲은 봄, 여름, 가을, 겨울마다 전혀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봄에는 연초록 새잎이 돋아 생명력을 느낄 수 있고, 여름에는 짙은 녹음이 그늘을 만들어 시원하다. 겨울에는 앙상한 가지 사이로 흰 눈이 내려 고요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러나 이곳이 가장 빛나는 계절은 단연 가을이다. 황금빛으로 물든 숲길을 걷다 보면 시간의 흐름이 느려지고, 발 아래 낙엽이 바스락거릴 때마다 마음마저 따뜻해진다.
주차장은 숲 입구 인근에 마련되어 있으며, 방문객이 많은 주말에는 조금 일찍 도착하는 것이 좋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연중무휴로 개방되어 있어, 언제든 자유롭게 산책을 즐길 수 있다. 특히 가을철에는 이른 오전이나 해질 무렵 방문하면 햇빛의 각도에 따라 더욱 풍부한 색감을 감상할 수 있다.
낙동강을 따라 이어진 좌학리 은행나무 숲은 계절의 변화 속에서 자연이 들려주는 가장 따뜻한 언어를 품은 곳이다. 바람에 흩날리는 노란 잎, 발 아래 쌓인 낙엽, 그리고 그 길을 걷는 사람들의 미소가 어우러지며 완벽한 가을의 풍경을 만들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