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 절경이 무료라고요?” 아홉 굽이 따라 걷는 가을 산책길

[괴산이 자랑하는 천혜의 계곡, 쌍곡구곡]

충청북도 괴산군 칠성면의 깊은 산속에는 가을이 오면 황홀한 색으로 물드는 계곡이 있다. 바로 괴산 8경 중 하나로 꼽히는 ‘쌍곡구곡’이다. 

이름 그대로 아홉 굽이 계곡이 이어지는 이곳은 단풍과 계류가 어우러진 천혜의 풍경으로, 입장료 없이 즐길 수 있는 대표 단풍 명소로 알려져 있다. 복잡한 절차나 인파 대신, 자연이 주는 순수한 아름다움 속에서 오롯이 가을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괴산 쌍곡구곡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이하 동일)


쌍곡구곡은 괴산읍에서 연풍 방향으로 약 10km 떨어져 있으며, 쌍곡마을에서 제수리재에 이르는 약 10.5km 구간에 걸쳐 계곡이 이어진다. 주변에는 보배산, 군자산, 비학산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어 사계절 내내 산세가 웅장하고, 가을에는 그 능선마다 붉고 노란 단풍이 물결처럼 번진다. 산과 물, 바람이 어우러지는 풍경 속에서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다른 색이 펼쳐진다.

괴산 쌍곡구곡


이곳의 진정한 매력은 아홉 굽이에 숨어 있다. 첫 굽이 ‘호롱소’에서 시작해 ‘소금강’, ‘병암(떡바위)’, ‘문수암’, ‘쌍벽’, ‘용소’, ‘쌍곡폭포’, ‘선녀탕’, 마지막 ‘마당바위(장암)’까지 이어지는 여정은 각각의 구간마다 전혀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특히 일곱 번째 굽이에 해당하는 쌍곡폭포는 단풍 절정기면 수면 위로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붉은 잎이 흩날리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쌍곡구곡은 예로부터 많은 시인과 선비들의 사랑을 받아온 명소다. 퇴계 이황과 송강 정철이 이곳을 찾아 풍류를 즐겼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만큼, 조선시대부터 자연미를 찬미하던 장소로 기록되어 있다. 바위에 새겨진 시구와 전해 내려오는 고사들은 지금도 여행객들에게 이 계곡이 마음을 쉬게 하는 장소임을 알려준다.

괴산 쌍곡구곡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길은 완만하고 걷기 편하다. 곳곳에 벤치와 정자가 마련되어 있어 잠시 쉬어가기 좋으며, 바위 위에 앉아 물소리를 듣는 시간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가을이면 붉은 단풍잎이 계류 위로 떨어져 흘러가고, 물결 사이로 빛이 반사되어 반짝이는 모습은 한참을 바라보게 만든다.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카메라를 챙겨야 한다. 단풍잎이 바위와 물에 비치는 장면, 투명한 물속의 반영, 그리고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구곡의 굽이굽이마다 담긴 빛의 변화가 모두 작품이 된다.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풍경이기에, 매 순간이 살아 있는 장면처럼 느껴진다.

괴산 쌍곡구곡


쌍곡구곡은 입장료가 없으며, 계곡 입구 주변에 무료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지니지만,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10월 말부터 11월 초 사이가 가장 아름답다. 주말에는 방문객이 늘어나므로 오전 시간대를 이용하면 보다 한적하게 즐길 수 있다.

단풍이 절정에 이른 지금, 쌍곡구곡은 그 어떤 유명 관광지보다 깊고 고요한 가을의 정취를 전한다. 화려한 시설도, 인공적인 연출도 없는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이 이곳의 진정한 가치다. 입장료 없이, 소리와 색으로만 채워진 순수한 가을 풍경 속에서 힐링의 시간을 가져보자.

괴산 쌍곡구곡
[대한민국 여행지도 by 힐링휴게소]
– 2025.11.07 Up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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