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1,000m 고지대에 단풍 명소가?”… 차로 오를 수 있는 천년 고찰의 가을 풍경

[적상산 정상에 자리한 무주의 산사, 안국사]

가을이 짙어질수록 전북 무주의 적상산은 붉은 물결로 물든다. 굽이진 산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해발 1,000m 정상 부근에서 세월의 흔적을 품은 사찰 한 곳을 만난다. 바로 적상산성 안에 남아 있는 유서 깊은 고찰, 안국사다.

무주 안국사 단풍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이범수 (이하 동일)

무주 안국사


이 사찰은 고려 충렬왕 3년(1277년) 월인화상이 창건한 것으로 전해진다. 수백 년의 세월 동안 화재와 중건, 이전을 거듭하며 역사의 무게를 견뎌왔다. 조선 광해군 6년(1614)에는 적상산성 안에 조선왕조실록과 선원록을 보관하던 사고(史庫)가 세워졌는데, 그때부터 안국사는 호국사와 함께 승병들이 머물며 사고를 지키는 중요한 사찰로 역할했다. 이름 또한 ‘나라의 평화를 지키는 절’이라는 의미에서 비롯되었다.

무주 안국사


지금의 안국사는 적상산 양수발전소 조성으로 옛 터에서 옮겨온 뒤, 1995년에 다시 건립과 복원을 마쳤다. 경내에는 극락전과 영산회상괘불(보물), 호국사비, 적상산성(사적) 등 여러 문화재가 남아 있어, 종교적 공간을 넘어 역사적 가치까지 함께 지닌다.

단풍철이면 이곳의 풍경은 압도적이다. 산문에 들어서기 전부터 붉게 타오르는 단풍잎이 길을 물들이고, 사찰 마당에 들어서면 단풍과 전각의 기와지붕이 어우러져 가을의 절정을 보여준다. 사찰 뒤편에는 잔잔한 산정호수가 자리하고 있어, 노을이 질 무렵 호수 위로 비치는 단풍빛은 보는 이의 마음까지 물들인다.

무주 안국사 단풍 명소


정상까지 이어지는 도로는 포장 상태가 좋아 차량으로도 쉽게 오를 수 있다. 산을 오르는 동안 창문 밖으로는 구천동 계곡과 적상산 능선이 번갈아 펼쳐지며, 붉은 단풍잎이 수놓인 절경이 드라이브의 즐거움을 더한다. 도로 중간중간 마련된 전망 포인트에서는 멀리 무주리조트까지 조망할 수 있다.

안국사 앞마당에 서면 탁 트인 시야 너머로 적상산 일대의 가을빛이 한눈에 들어온다. 석양이 산을 감싸는 시간대에는 전각과 나무들이 금빛으로 변하며, 사찰 전체가 황혼에 물든 듯 고요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천년의 세월이 깃든 이곳에서는 자연의 장엄함과 역사의 숨결이 함께 느껴진다.

무주 안국사 단풍 명소


무주를 대표하는 가을 명소인 안국사는 단풍과 문화, 그리고 고즈넉한 사색의 시간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장소다. 인근에는 구천동 계곡, 라제통문, 무주리조트 등이 가까워 여행 동선도 훌륭하다. 차로 편하게 오를 수 있는 산정상 사찰, 그곳에서 마주하는 가을의 풍경은 어느 여행지보다 깊은 인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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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0.03 Up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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