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강 물결 위 떠 있는 가마솥 바위?”… 소원을 이루어주는 명소

[남강 위 전설의 바위, 의령 솥바위 이야기]

경남 의령군 의령읍 남강을 따라 걷다 보면, 철교 아래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커다란 바위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둥글게 솟은 모습이 마치 가마솥을 닮아 ‘솥바위’라 불리는 이 바위는 오랜 세월 전설과 역사를 품은 상징적인 장소다.

의령 솥바위
사진 = 한국관광공사(의령군청 홍보팀) (이하 동일)


남강의 잔잔한 물결 속에서 솥처럼 둥근 바위가 떠 있는 듯 보이지만, 사실 그 아래에는 세 개의 바위 다리가 물속으로 잠겨 있다. 이 형태 때문에 마을 사람들은 예로부터 “솥바위가 남강 위에 솟아 있는 동안 의령에는 부귀가 끊이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전해왔다. 지금도 많은 이들이 이곳에서 가족의 건강과 성공, 행운을 기원하며 소원을 빈다.

솥바위 바로 위쪽 언덕에는 ‘정암루(鼎巖樓)’라는 누각이 자리하고 있다. 누각에 오르면 남강의 물결과 철교, 그리고 솥바위가 한눈에 들어오며, 풍경이 한 폭의 수묵화를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이곳이 주는 감동은 아름다움에만 그치지 않는다. 임진왜란 당시 조선 의병의 첫 승전지로 기록된 ‘정암전투’가 바로 이곳에서 벌어졌기 때문이다.

의령 정암루


1592년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의병장 곽재우 장군은 남강을 건너려는 왜군의 움직임을 눈치채고 기발한 계책을 세웠다. 왜군이 표시해 둔 강 건너는 지점을 늪지대로 바꿔 놓아 적들이 스스로 함정에 빠지게 만든 것이다. 그 결과 조선군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고, 이 전투가 임진왜란 첫 승전으로 기록됐다. 곽재우 장군은 이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솥바위 위에 정암루를 세웠다고 전해진다.

정암루는 과거 남강 나루터의 정자로 사용되었으며, 오랜 세월이 흘러도 강과 함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금은 남강을 가장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는 전망 명소로 사랑받는다. 누각 위에 오르면 잔잔한 물결과 솥바위, 그리고 붉은 석양이 어우러진 장관이 펼쳐진다. 특히 해 질 무렵, 하늘빛이 바위 위에 스며드는 순간은 그야말로 한 폭의 풍경화 같다.

의령 솥바위


솥바위는 지금도 ‘부귀와 복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바위 앞에 서서 소원을 빌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좋은 일이 생긴다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남강의 바람이 불어오고, 물결이 부드럽게 바위를 감쌀 때, 오래된 전설 속 이야기들이 지금도 살아 숨 쉬는 듯한 느낌을 준다.

조용히 산책하며 역사와 전설, 그리고 자연이 어우러진 풍경을 마주하고 싶다면 의령 솥바위는 그 시작점이 되어줄 것이다.

의령 솥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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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0.03 Up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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