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년의 빛이 살아있는 경주 안압지]
경상북도 경주시 인왕동에 자리한 동궁과 월지는 신라 천 년의 역사를 간직한 궁원으로, 오늘날 경주의 대표 여행지이자 밤 풍경이 아름다운 명소로 사랑받는다. 당초에는 ‘안압지’라 불렸으나, 1980년대 발굴 과정에서 ‘월지’라는 글자가 새겨진 토기 조각이 드러나면서 신라 시대의 실제 명칭이 확인되었다. 이후 2011년 공식 명칭이 ‘경주 동궁과 월지’로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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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라이브스튜디오 |
문무왕 14년(674년)에 조성된 월지는 신라 왕궁의 별궁으로 사용되었다. 왕자들이 거처하거나 귀한 손님을 맞고, 국가적으로 경사가 있을 때는 연회를 열던 장소였다. 못 안에는 세 개의 인공 섬이 배치되고, 북쪽과 동쪽에는 열두 개의 봉우리를 쌓아 산세를 형상화했다. 그 위에는 진귀한 꽃과 나무, 그리고 새와 짐승까지 길러 당시 신라인들의 자연과 이상 세계에 대한 염원을 엿볼 수 있다. 연못 가장자리는 직선이 아닌 굴곡 형태로 설계되어 어느 한 지점에서도 전체 풍경을 모두 볼 수 없도록 했다. 이는 작은 연못을 넓고 깊게 보이게 하는 지혜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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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경주문화관광 |
1975년 조사에서는 회랑지를 포함한 26곳의 건물 터가 드러났고, 이어 1980년에는 임해전으로 추정되는 건물지 세 곳과 함께 연못이 복원되었다. 발굴 현장에서 ‘조로 2년(680)’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보상화 무늬 벽돌이 출토되었으며, 이를 통해 임해전이 문무왕 시기에 지어진 건물임이 확인되었다. 또한 각종 도자기와 생활용품이 다수 출토되어, 이곳이 실제 왕실의 생활과 행사가 이루어진 공간이었음을 알려준다.
현재는 임해전을 포함한 3채의 건물이 복원되어 있어 당시 건축 양식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특히 밤이 되면 이곳은 경주의 상징적인 야경 명소로 변모한다. 조명이 켜진 건물과 달빛이 어우러져 연못 수면에 반영되는 모습은 신비롭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낮에는 신라의 역사와 건축미를 느낄 수 있고, 밤에는 화려한 조명과 함께 로맨틱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시간대에 따라 전혀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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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민수 |
경주 동궁과 월지는 과거의 유적지를 넘어, 오늘날에도 수많은 이들이 찾는 문화유산이다. 천 년 전 신라의 궁원이 지닌 아름다움과 웅장함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가족, 연인, 역사가 누구에게나 특별한 여행 경험을 제공한다.
주소는 경상북도 경주시 원화로 102(인왕동)이며,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다. 입장은 오후 9시 30분에 마감되며,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입장료는 성인 3,000원, 군인과 청소년은 2,000원, 어린이는 1,000원이다. 현장에는 주차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접근성이 좋다.
천 년의 시간을 품은 동궁과 월지는 오늘날에도 빛나는 경주의 보물이자, 반드시 한 번쯤은 방문해야 할 한국 대표 여행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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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박장용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