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권금성]
강원 속초 설악산의 남쪽에는 해발 860m 높이의 바위산 위에 자리 잡은 권금성이 있습니다. 고려시대에 축조된 것으로 알려진 이 산성은 둘레가 약 3,500m에 달했으나 지금은 대부분 허물어져 터와 일부 흔적만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역사와 전설이 남긴 이야기가 여전히 많은 이들의 발길을 이끄는 장소입니다.
![]()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테마상품팀 IR 스튜디오 |
권금성의 유래에는 흥미로운 설화가 전해옵니다. 신라시대 두 장사가 난을 피해 산으로 올라와 돌을 주고받으며 하룻밤 사이 성의 윤곽을 완성했다는 이야기, 그리고 고려 말 몽골의 침입 당시 주민들이 몸을 숨기기 위해 이곳에 성을 쌓았다는 기록입니다. 어느 쪽이든 권금성은 오랜 세월 사람들의 삶과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줍니다.
성벽은 대부분 자연 암벽을 그대로 활용했고 부족한 부분만 돌을 더해 완성했습니다. 좌우에 계곡이 흘러 천연 요새 역할을 했지만 생활에는 불편함이 많아 조선시대 이후 점차 버려졌습니다. 지금은 무너진 돌과 바위가 당시의 모습을 말해주며, 바람과 나무들이 성벽 대신 이곳을 지키고 있습니다.
![]()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테마상품팀 IR 스튜디오 |
현재 권금성은 케이블카 덕분에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관광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속초 설악동 소공원에서 케이블카를 타면 단 10분 만에 정상 부근에 닿을 수 있습니다. 하차 후 약 300m를 더 걸어 올라가면 거대한 바위산과 마주하게 되며, 이곳에서 사방으로 펼쳐진 풍광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전망대에 서면 동쪽으로는 끝없이 이어진 동해가 눈에 들어오고, 남쪽과 서쪽으로는 설악산 능선이 겹겹이 이어집니다. 북쪽에는 웅장한 산세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어 어느 방향을 보더라도 압도적인 장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처럼 권금성은 산과 바다를 동시에 바라볼 수 있는 보기 드문 장소입니다.
![]()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이범수 |
사계절마다 전혀 다른 풍경을 보여주는 점도 매력입니다. 봄에는 연둣빛 신록이 산을 물들이고, 여름에는 짙은 숲과 푸른 바다가 어우러져 시원한 분위기를 만듭니다.
가을에는 붉고 노란 단풍이 절정을 이루며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수 시간 대기해야 할 정도로 많은 여행객이 몰립니다. 겨울에는 설경이 장엄하게 펼쳐져 또 다른 감동을 줍니다.
![]()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이범수 |
방문을 계획한다면 시간과 계절을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케이블카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며, 가을 성수기에는 오전 7시부터 문을 엽니다. 국립공원 입장 시 소정의 입장료(3,500원)가 있으며, 케이블카 요금은 대인(14세 이상) 16,000원, 소인(초등학생까지) 12,000원입니다. 36개월 이하의 어린이는 무료입니다.
주차장은 소형차 6,000원, 대형차 9,000원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다만 기상 상태에 따라 운행이 중단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테마상품팀 IR 스튜디오 |
권금성은 산성 유적지 뿐만 아니라, 짧은 케이블카 여정 끝에 마주하는 거대한 풍광과 전설이 공존하는 곳입니다. 설악산의 장엄한 능선과 동해의 푸른 수평선을 동시에 품은 이곳에서라면, 잠시 서 있기만 해도 일상의 번잡함이 씻겨 내려가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속초를 찾는다면 꼭 한 번 올라가야 할 명소라 할 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