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두 번 섬이 되는 바다 암자]
충청남도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 앞바다에 자리한 간월암은 바다와 맞닿아 있어 신비로운 풍경을 보여주는 암자다. 조선 초 무학대사가 세웠다고 전해지고, 훗날 송만공 대사가 다시 중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느 산사와 달리 이곳은 물때에 따라 섬이 되기도, 육지와 이어지기도 하는 독특한 위치 덕분에 ‘바다 위 절’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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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석태 |
간월암은 크기 자체는 소박하지만, 풍경은 결코 작지 않다. 바닷물이 가득 차오르면 암자가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듯 보이고, 썰물일 때는 드러난 갯벌을 걸어 들어갈 수 있다. 하루에도 두 번씩 바뀌는 이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경이로움을 느끼게 한다.
특히 보름달이 떠오르는 밤이면 풍경은 더욱 특별해진다. 바다에 물이 차올라 달빛이 은은히 비칠 때, 암자는 달빛 무대 위에 홀로 서 있는 듯 장관을 연출한다. 이 순간 간월도 앞바다는 그야말로 한 폭의 동양화처럼 고요하면서도 웅장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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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이범수 |
이곳은 풍경뿐 아니라 지역의 전통문화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매년 정월 대보름에는 ‘굴부르기군왕제’라는 독특한 행사가 열린다. 간월도에서 풍성한 굴 수확을 기원하는 제사로, 흰옷을 차려입은 마을 여성들이 춤과 행렬을 이루어 굴탑 앞에 제를 올린다. 제사가 끝난 뒤에는 관광객들도 굴을 맛보며 마을 사람들과 풍요로움을 나눌 수 있어 여행의 즐거움이 배가된다.
간월암을 찾는 이들이 얻는 것은 단순히 경관 감상이 아니다. 바닷길이 열리고 닫히는 자연의 순환 속에서 삶의 이치를 되새길 수 있고, 아담한 암자가 주는 고즈넉한 기운 속에서 마음의 평온을 찾을 수 있다. 특히 보름달이 뜨는 날이면 누구라도 잠시 걸음을 멈추고 기도를 올리게 되는 특별한 분위기가 감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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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석태 |
간월암은 별도의 입장료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으며, 주차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다만 물때에 따라 접근이 달라지므로 방문 전 공식 홈페이지에서 물때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바다와 달빛, 그리고 오랜 불심이 어우러져 완성된 이 신비한 공간은 서해에서만 만날 수 있는 독보적인 명소다. 서산 여행길에 오른다면 하루에 두 번 섬으로 변하는 간월암의 특별한 풍경을 직접 경험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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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석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