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적인 풍경의 섭지코지]
제주의 동쪽 끝자락, 성산읍 신양리에는 바다 위로 길게 뻗은 곶 하나가 자리하고 있다. 이름은 섭지코지. ‘코지’란 제주 방언으로 곶을 뜻하며, 성산일출봉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곳의 풍경은 제주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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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라이브스튜디오 |
산책은 신양해수욕장의 고운 모래사장에서 시작된다. 하얀 백사장을 지나 걷다 보면 곧 탁 트인 바다와 드넓은 초원이 이어지고, 바람에 흩날리는 풀잎 사이로 제주 조랑말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는 장면도 마주하게 된다. 봄철에는 유채꽃이 만발해 노란 물결을 이루며, 파란 바다와 대비를 이루는 풍경이 이곳의 대표 이미지로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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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라이브스튜디오 |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언덕 위에 옛 봉수대인 협자연대가 모습을 드러낸다. 높이 4m, 가로세로 9m 크기의 정방형 돌탑으로, 당시 봉화 문화의 흔적이 비교적 잘 남아 있다. 이곳에 오르면 탁 트인 해안 풍경이 시야에 들어와, 옛 선인들이 왜 이곳을 봉수대로 삼았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협자연대에서 조금 더 걸음을 옮기면 붉은 화산재로 덮인 언덕, 일명 붉은오름이 이어진다. 언덕 위에 세워진 하얀 등대는 붉은 화산토, 파란 바다와 어우러져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난간에 서서 바라보는 성산일출봉과 해안 절벽은 한눈에 들어올 만큼 장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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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
바닷물이 빠져나가면 절벽 아래에 숨겨져 있던 돌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며 독특한 해안 풍경을 만든다. 특히 선바위라 불리는 거대한 바위는 전설이 깃든 섭지코지의 상징물로, 찾는 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파도에 깎여 형성된 바위 군락은 마치 자연이 만들어낸 수석 전시장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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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
섭지코지는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봄에는 유채꽃이 만발한 화사한 풍경, 여름에는 짙푸른 바다와 초원, 가을에는 붉은 화산재가 빛나는 언덕, 겨울에는 맑고 차가운 바람과 함께 펼쳐지는 드넓은 해안 절경이 여행객을 반긴다.
무엇보다 이곳의 매력은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연중무휴로 개방되어 있으며, 차량 접근이 가능하고 주차장도 마련돼 있다. 산책로 일부는 휠체어 이동도 가능해 접근성이 좋다. 주소는 서귀포시 성산읍 섭지코지로 107로 성산일출봉과 인접해 함께 둘러보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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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라이브스튜디오 |
자연의 빛깔과 바다의 소리가 어우러진 섭지코지. 시간대와 계절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에, 몇 번을 찾아도 늘 새로운 감동을 선사한다. 제주 동부 여행에서 반드시 들러야 할 해안 산책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