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약이오름]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에 자리한 백약이오름은 예로부터 약초가 많이 자생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름 그대로 굼부리 안에는 층층이꽃, 향유, 꿀풀, 방아풀, 쇠무릎 같은 풀과 약초들이 자라고 있어 오름 하나가 작은 생태 정원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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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라이브스튜디오 |
탐방로는 성읍목장을 지나면서 시작된다. 예전 목부들의 휴식처였던 관리사와 가옥을 지나 조금 더 걸으면 오름이 눈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초지에 놓인 소들의 음수대를 끼고 오르다 보면 경사가 완만해 크게 힘들이지 않고도 30분 남짓이면 정상에 닿을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걷기에도 무리가 없어 가족 나들이 코스로 많이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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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라이브스튜디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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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라이브스튜디오 |
정상에 오르면 원형으로 움푹 파인 굼부리가 펼쳐진다. 마치 오래된 경기장을 보는 듯한 장관은 오름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한 풍경이다. 정상부의 둘레길을 따라 걷다 보면 사방으로 흩어져 있는 여러 오름들이 연이어 시야에 들어온다. 동쪽으로는 좌보미와 암설류 지형이, 북쪽으로는 넓은 굼부리를 가진 아부오름이 자리하며, 서쪽에는 민오름과 비치미, 남쪽으로는 영주산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오름들이 파노라마처럼 겹겹이 펼쳐지는 모습은 이곳이 특별한 전망대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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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라이브스튜디오 |
백약이오름은 계절별로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봄에는 신록이 물들고, 여름에는 푸른 초지가 펼쳐진다. 가을에는 은빛 억새가 산책로 옆으로 가득 피어나 장관을 이루며, 특히 10월에는 바람에 따라 흔들리는 억새 물결이 방문객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겨울에는 고요한 풍경 속에서 설경과 어우러진 호젓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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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억새 풍경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
자연 보존을 목적으로 정상부 일부 구역이 2024년 8월 1일부터 별도 안내 시까지 ‘자연휴식년제’로 묶여 있어 출입이 제한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탐방 코스는 개방되어 있어 큰 불편 없이 산행을 즐길 수 있다.
백약이오름은 연중 언제든지 무료로 개방되며, 따로 휴일이 없어 누구나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다. 제주의 오름 중에서도 비교적 짧은 시간에 오를 수 있으면서도 풍경과 생태적 가치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 사계절 내내 여행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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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라이브스튜디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