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영동의 비경 월류봉]
충청북도 영동군 황간면, 조용한 들판 너머 400미터 높이로 우뚝 솟은 봉우리가 눈길을 끈다. 이름부터 운치 있는 이곳 ‘월류봉’은 달조차 머물다 간다는 의미를 지닌 정취 깊은 봉우리다. 초강천 물줄기가 절벽 아래로 휘감아 흐르는 이곳은 ‘한천팔경’이라 불리는 여덟 곳의 명승 중 첫 번째를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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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전병철 |
한천팔경은 월류봉을 비롯해 사군봉, 용연대, 산양벽 등 여덟 가지의 경관으로 구성된다. 각각이 하나의 독립된 풍경화처럼 아름다우며, 이들 모두를 품은 월류봉은 단연 이 지역 최고의 명소로 손꼽힌다. 깎아지른 듯한 봉우리 아래를 도는 맑은 물길은 사계절 모두 감탄을 자아내는 풍경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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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대한민국구석구석 |
이곳의 진면목은 달빛이 내리는 밤에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반달이 봉우리 위에 걸쳐 있거나 보름달이 물에 반사되는 순간, 이곳의 이름이 왜 '달도 머문다'는 의미인지 자연스럽게 이해된다. 조용히 떠오르는 달빛이 절벽과 강물, 그리고 주변 풍경을 감싸 안는 모습은 말 그대로 한 폭의 그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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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열린관광서포터즈) |
봉우리 아래 자리한 ‘한천정사’는 조선 후기 유학자인 우암 송시열이 학문에 몰두했던 공간이다. 지금은 충청북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된 이곳은 옛 선비의 정신이 깃든 장소로, 방문객에게는 조용한 사색의 시간을 제공한다. 유허비 앞에 서면 그 시절의 기운이 여전히 머물러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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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천정사 | 사진 = 국가유산청 |
이곳은 사계절 내내 다른 색을 입는다. 봄에는 진달래와 철쭉이 산을 붉게 물들이고, 가을에는 단풍이 산 전체를 덮는다. 경사가 완만한 둘레길이 마련되어 있어 가볍게 걷는 트레킹 코스로도 좋고, 깊은 숲속으로 이어지는 길은 등산객에게도 사랑 받는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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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 | 사진 = 대한민국구석구석 |
입장료 없이 즐길 수 있는 이 명소는 주차장이 잘 마련되어 있고,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도 갖추고 있다. 경사로가 완만하여 휠체어 이동이 가능하며, 전용 주차면과 장애인 화장실도 마련되어 있어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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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홍종표 |
힐링 여행지를 찾는다면 월류봉은 훌륭한 선택이 된다. 빠르게 지나가기엔 아깝고, 천천히 걷다 보면 자연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마음을 가만히 적셔준다. 달빛이 잠시 내려앉은 그 자리에서 오래도록 머물고 싶은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