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전설 깃든 동굴이 있는 비밀 해변]
제주시 우도면, 우도봉 아래 협곡 사이에 숨듯 자리한 검멀레해변은 제주에서도 독특한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장소다. ‘검은 모래’라는 이름처럼, 제주 화산 활동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이 해변은 성산포에서 배를 타고 우도로 들어간 뒤, 절벽 옆 계단을 따라 내려가야 닿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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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은지 |
해변의 규모는 비교적 작아 약 100미터 길이에 불과하지만, 바닥을 덮은 검은 화산 모래가 부드러워 간단한 찜질이나 해수욕을 즐기기에 적당하다. 맑은 날엔 짙은 바다색과 어우러져 이색적인 풍경을 만들고, 늦은 오후 협곡 사이로 해가 기울며 드리우는 빛은 특별한 순간을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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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
이곳을 특별하게 만드는 건 바로 동굴 체험이다. 해변 끝자락엔 ‘검은코꾸망’이라 불리는 동굴이 있는데, 고래가 살았다는 전설이 전해지며 지역의 이야기를 품고 있다. 썰물 때 드러나는 동굴 안으로 들어가면 관람이 가능하며, 내부엔 방문객들이 하나씩 쌓아올린 작은 돌탑들이 남겨져 있다. 규모도 제법 커서 예전에 소규모 음악회가 열린 적도 있을 만큼 여유 있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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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안경굴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시원스튜디오 강현욱 |
검은코꾸망을 지나면 또 다른 동굴이 기다리고 있다. 내부 벽면이 붉게 물든 이 동굴은 ‘붉은코꾸망’ 또는 ‘동안경굴’이라 불린다. 우도의 대표 절경 중 하나로 꼽히는 이곳은, 어두운 바위 틈 사이로 햇빛이 스며들고 그 사이로 보이는 바다의 반짝임이 한 폭의 액자처럼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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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이범수 |
해변은 천천히 걷기에도 좋지만, 바다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각별하다. 인근에선 보트 투어도 운영 중인데, 해변과 두 동굴을 바깥쪽에서 둘러볼 수 있는 코스로 구성되어 색다른 시선으로 우도의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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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트투어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이범수 |
입장료 없이 개방되어 있으며, 소형차 20대 정도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계절에 따라 관광객 수는 달라지지만, 상대적으로 덜 붐비는 시간대를 택하면 조용한 해변 산책도 가능하다.
북적이는 해수욕장이 아닌, 색과 형태, 그리고 이야기가 살아 있는 장소를 찾고 있다면. 검멀레해변과 동안경굴은 우도에서 꼭 한 번 들러봐야 할 숨은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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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판앤담스튜디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