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잠포해변]
인천 영종도 서쪽 끝자락, 하루 동안 전혀 다른 두 번의 풍경을 만날 수 있는 해변이 있다. 거잠포해변은 특이하게도 포구 방향이 동쪽을 향하고 있어 서해임에도 일출과 일몰을 모두 감상할 수 있는 이색적인 장소다. 해가 뜨는 아침과 노을이 내려앉는 저녁, 같은 바다에서 전혀 다른 빛의 풍경을 만나는 경험은 이곳에서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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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
해변 앞에는 독특한 섬 하나가 바다 위로 솟아 있다. ‘매도랑’이라 불리는 이 작은 섬은 상어 지느러미처럼 뾰족하게 생긴 형태로 인해 ‘샤크섬’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이 섬 너머로 해가 떠오를 때면 자연이 그려낸 장면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삼각대를 들지 않아도 엽서처럼 아름다운 사진이 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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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도랑(샤크섬) | 사진 = 한국관광공사 |
한낮의 거잠포는 조용한 가족 피서지로도 손색없다. 해변을 따라 이어진 소나무숲은 여름 햇살을 자연스럽게 가려주며, 모래사장과 갯벌이 함께 있는 구조는 아이들과 함께 놀기에도 안전하다. 밀물과 썰물을 잘 맞춰 간다면 간단한 갯벌 체험도 가능해 교육적 여행지로도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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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 | 사진 = 대한민국구석구석 |
특히 이곳의 매력 중 하나는 머리 위로 지나가는 비행기다. 인근 인천국제공항과 가까운 지리적 특성 덕분에 간간이 하늘을 가로지르는 항공기의 모습은 색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사진이나 영상으로 담았을 때 특별한 장면이 연출되며, 피크닉 매트 하나만 준비해도 하루가 훌쩍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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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인천 중구 공식 블로그 |
좀 더 넓은 시야에서 이 해변을 감상하고 싶다면, 거잠포선착장 인근에 위치한 '용유 하늘전망대'에 올라보는 것도 좋다. 도보로 약 300m 거리로 이동이 수월하며,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거잠포의 풍경은 수평선과 해변, 소나무숲이 어우러진 하나의 풍경화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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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유하늘전망대 | 사진 = 인천 중구 공식 블로그 |
해변 일부에는 바다를 따라 걷는 산책 구간도 마련되어 있어, 가볍게 몸을 움직이며 여유를 느낄 수 있다. 저녁이 되면 해변에 설치된 조명이 켜져 분위기가 한층 더 운치 있게 바뀌며, 낮과는 또 다른 정취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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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대한민국구석구석 |
거잠포해변은 입장료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찾을 수 있는 공간이며, 공영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차량 방문도 편리하다. 장애인을 위한 주차구역과 화장실도 갖춰져 있어 모두에게 열린 해변이다.
일출에서 일몰까지, 한 자리에 머물며 하루를 온전히 채울 수 있는 곳인 거잠포해변은 짧은 여행에도 긴 여운을 남기는 풍경을 선물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