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 오색령(한계령)]
설악산을 남과 북으로 가르는 상징적 고개, 해발 1,004m에 자리한 오색령은 강원 양양과 인제를 잇는 44번 국도 위에 펼쳐진 고산 드라이브 명소다. 인제 쪽에서는 한계령, 양양 쪽에서는 오색령이라 불리며, 지리적으로는 내설악과 남설악의 경계선에 해당한다. 이 길은 단순한 도로를 넘어, 역사와 사연이 깃든 산길로 오래도록 기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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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양양군 |
오색령은 조선 후기 실학자 이중환이 ‘택리지’에서 “강원도 여섯 고개 중 으뜸”이라 평한 바 있는 유서 깊은 장소다. 과거에는 서울과 동해안을 잇는 필수 통로로, 주민들이 물자를 짊어지고 넘나들던 길이었다. 그 시절의 애환과 그리움은 ‘한계령’이라는 대중가요에도 담겨 오늘날까지 사람들의 마음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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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양양군 |
1980년대 이후 도로가 확장되며 현재는 자동차로 오를 수 있는 드라이브 코스로 인기를 얻고 있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정상 부근에 다다르면, 때로는 구름이 발아래 머물고, 때로는 설악의 능선이 시야 가득 펼쳐진다. 특히 가을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에는 붉고 노란 산자락이 장관을 이루며, 오색령을 오르는 길마저 풍경의 일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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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양양군 |
고개 정상에는 한계령 휴게소가 위치해 잠시 내려 설악의 바람을 맞으며 쉬어가기 좋다. 쉼터에 서서 대청봉 방향으로 시선을 두면, 맑은 날엔 설악산의 최고봉을 비롯해 점봉산 능선까지 시원하게 조망된다. 반면 흐리거나 안개 낀 날엔 구름이 능선을 타고 흐르는 운무가 신비로운 정취를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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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양양군 |
이곳은 단풍철뿐 아니라 여름철 피서 드라이브, 겨울철 눈 덮인 산길 감상 등 계절별로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오색령 자체는 차량 통행이 가능한 국도 구간이지만, 등산객에겐 대청봉이나 점봉산으로 향하는 입구이기도 하다. 등산 계획이 없더라도 잠시 차를 세우고 풍경을 즐기기만 해도 충분한 감동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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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양양군 |
오색령은 그 자체로 여행의 목적지가 된다. 산을 넘는 도중에 만나는 구름, 설악의 숨결이 깃든 공기, 그리고 과거와 현재를 잇는 길 위의 풍경까지. 누구에게나 잠시 멈추고 싶은 순간을 선사하는 강원의 특별한 고갯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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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양양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