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악산 악어봉]
충청북도 충주시 살미면, 충주호를 따라 이어지는 능선 위에 독특한 형상을 지닌 산 하나가 시선을 끈다. ‘악어봉’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산은, 상공에서 내려다보면 물가를 향해 뻗어 있는 여러 산줄기가 마치 악어 무리가 물속을 향해 기어가는 듯한 모습으로 보여 붙여졌다. 충주호를 배경으로 한 이 이색적인 형상 덕분에 ‘악어섬’이라는 별칭도 함께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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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봉 전망대 | 사진 = 국립공원공단 |
악어봉은 크게 두 개의 봉우리로 구성된다. 정상부는 각각 해발 559m와 448m로 이어지며, 급경사가 없는 편이라 누구나 편하게 오를 수 있는 산행 코스로 조성되어 있다. 특히 능선에 올라서면 탁 트인 시야가 펼쳐지고, 충주호의 너른 수면이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이 감탄을 자아낸다. 자연이 만들어낸 지형의 독특함과 함께 산책하듯 오르며 조망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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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송재근 |
한때는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된 곳이었다. 야생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입산 자체가 금지됐던 악어봉은 2023년 9월을 기점으로 전면 개방되었다. 이후 나무 데크와 탐방로가 조성되면서, 자연 훼손은 줄이고 접근성은 높인 아늑한 산책형 힐링 코스로 새롭게 자리잡았다.
등산로는 편도 기준으로 약 1.1km 구간이며, 평균 소요 시간은 40분 정도다. ‘게으른 악어 카페’를 시작점으로 삼아 천천히 걸으면, 중간중간 조성된 쉼터와 완만한 길이 이어져 무리 없이 악어봉 전망대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 노약자나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탐방객에게도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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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악어 카페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송재근 |
악어봉은 충주호 주변 여행과 연계하기 좋은 지리적 이점을 가진다. 산행 후에는 충주호 드라이브 코스를 따라 여유롭게 차를 타거나, 인근의 수목원과 카페 등을 둘러보며 하루 일정을 풍성하게 구성할 수 있다. 대규모 관광지와는 달리 사람들의 발길이 비교적 적은 곳이라, 조용한 자연 속에서 온전히 휴식을 취하고 싶은 이들에게 더없이 적합한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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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악어 카페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송재근 |
주차장은 무료로 이용 가능하며, 입장료도 따로 없다. 단, 봄철·가을철 산불 방지 기간 중에는 일부 구간이 통제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하다. 계절에 따라 다른 매력을 지닌 이 산은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만큼, 지금이 가장 한적하게 다녀올 수 있는 때일지도 모른다.
충주호를 향해 뻗은 산길 위에서 마주하는 고요한 수면과 능선의 흐름 속에서 악어봉은 자연이 그린 특별한 형상을 따라 걸으며 마음까지 정돈되는 힐링의 순간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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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봉 전망대 | 사진 = 대한민국구석구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