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보다 실물이 더 아름답다”… 붐비지 않는 청도의 연꽃 산책길

[유등연지]

경상북도 청도군 화양읍, 조용한 마을 안에 자리한 연못 하나가 여름마다 색다른 생명력을 드러낸다. 바로 ‘유등연지’다. 둘레 600m에 이르는 이 자연 연못은 여름이 되면 백련과 홍련이 수면 위를 뒤덮으며 분홍빛 물결을 만들어낸다. 연못을 따라 걷는 동안 은은하게 퍼지는 연꽃 향기와 푸른 잎 사이로 고개를 내민 꽃들이 조용한 감동을 전한다.

청도 유등연지
사진 = 한국관광공사


유등연지는 조선 중기의 문인 이육이 무오사화로 낙향한 뒤 이곳에 연꽃을 심고 정자를 세우며 시작된 장소다. 그는 연꽃을 ‘꽃 중의 군자’라 표현하며 스스로를 연꽃에 빗대어 은거 생활을 이어갔고, 당시 세운 정자가 지금의 ‘군자정’이다. 고요한 연못 위에 홀로 서 있는 정자는 그 시절의 사연을 품은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청도 유등연지 군자정
군자정 | 사진 = 한국관광공사


연못 둘레로는 걷기 좋은 산책로가 정비되어 있어, 연꽃을 가까이서 감상하며 여유롭게 걸을 수 있다. 길 중간중간에는 벤치와 그늘 쉼터가 있어 잠시 앉아 풍경을 바라보기에 좋고, 군자정은 정자의 고즈넉한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기에 적절한 장소다.

청도 유등연지 둘레길
사진 = 대한민국구석구석


무엇보다 유등연지는 붐비지 않는 한적함이 큰 장점이다.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걷고, 쉬고,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준다. 입장료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으며, 주차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접근성도 좋다. 덕분에 사진가들 사이에서도 촬영 명소로 알려져 있으며, 시니어 산책 코스나 가족 나들이 장소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청도 연꽃 명소
사진 = 청도군 공식 블로그


연꽃이 만개하는 시기는 대개 7월에서 8월 초. 이 시기에는 연못 전체가 분홍빛으로 물들며, 물안개와 어우러지는 아침 시간대에는 특히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한다. 연꽃이 없는 계절에도 유등연지는 넓은 하늘과 정자, 그리고 연못이 어우러진 고요한 배경 덕분에 사계절 모두 매력을 지닌 공간으로 평가받는다.

청도 유등연지 연꽃
사진 = 한국관광공사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바람 따라 걷고 싶은 날, 유등연지는 마음속 정적을 되찾기에 충분한 장소다. 연꽃의 계절이 지나도 이곳을 다시 찾고 싶은 이들이 많은 이유는, 꽃보다 깊은 고요와 위로가 이 연못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유등연지
사진 = 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 여행지도 by 힐링휴게소]
– 2025.07.27 Up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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