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마을 북부리 팽나무]
경상남도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북부리, 조용한 시골 마을 언덕 위에 한 그루의 팽나무가 서 있다. 특별한 조형물도, 화려한 꽃길도 없지만 이 나무 하나만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 바로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촬영지로 등장해 유명세를 탄 ‘창원 동부마을 팽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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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영수 |
이 팽나무는 단순한 드라마 배경 그 이상이다. 수령 약 500년을 자랑하는 거목으로, 높이는 16m, 가슴높이 둘레는 6.8m에 이른다. 가지의 폭도 약 27m에 달해, 마을 뒷동산의 전경을 넉넉하게 품고 있다. 오랜 시간 마을의 수호신처럼 자리 잡아온 이 나무는 매년 10월이면 마을 주민들이 모여 동제를 지내는 당산나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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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
팽나무가 있는 언덕까지는 마을 입구에서 천천히 걸어 올라가면 도달할 수 있다. 경사가 심하지 않아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언덕 위에 오르면 낙동강과 창원 일대의 평야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특별히 인위적인 조경이나 설치물 없이도, 단 하나의 나무가 만들어내는 풍경이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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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
이곳은 SNS나 사진보다 실제로 와서 느껴보는 것이 더 좋은 장소다. 나무 아래 그늘에 앉으면 도심에서는 느낄 수 없는 정적과 평온이 가슴 깊숙이 스며든다. 주변에 새소리만이 가볍게 머물고, 가끔 불어오는 산들바람이 나무의 잎사귀를 흔들어 잔잔한 울림을 만든다. 드라마 속 주인공이 그러했듯,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위로받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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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
팽나무는 2022년 10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이는 단순히 유명세 때문이 아니라, 나무 그 자체가 지닌 생태적 가치와 역사성, 그리고 마을 공동체와의 깊은 연관성이 인정받은 결과다. 창원의 팽나무는 예천 금남리 황목근, 고창 수동리 팽나무에 이어 세 번째로 지정된 팽나무 천연기념물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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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
팽나무 아래를 방문할 때는 자연유산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태도도 필요하다. 언덕을 오르는 동안은 조용히 걷고, 나무 주변에서는 소음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특히나 이곳은 여전히 주민들이 살아가는 마을이기에, 배려 있는 방문이 더욱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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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
누구에게나 특별한 한 순간이 있다. 창원 동부마을 팽나무는 그런 순간을 아늑히 안겨주는 장소다. 화려하지 않지만, 삶의 쉼표가 되어주는 공간으로 마음이 지칠 때면 이 나무를 떠올려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