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산책 여행, 1400년 전 백제를 걷는 부여 백제문화단지]
백제가 가장 눈부시게 번성하던 시절, 그 시간의 흔적을 직접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 충청남도 부여에 자리해 있다.
이곳은 왕궁과 사찰, 성곽 등 백제시대 건축 유산을 실물 크기로 복원해 조성한 대규모 역사 체험 공간으로, 국내에서 그 규모와 완성도가 손꼽힌다.
유물 전시 위주의 박물관과 달리, 이곳은 건물과 거리, 성곽이 살아 있는 형태로 펼쳐진다. 시대별로 구분된 건축물이 넓은 부지에 조성되어 있어 고대 도시를 직접 걷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마치 삼국시대를 통과하는 시간 여행자가 된 기분이 든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병영 |
왕궁 구역은 백제 사비시대의 궁궐 구조를 충실히 복원한 공간이다. 정문 격인 대통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좌우로 대칭을 이루는 정전과 후원이 배치되어 있으며, 단청으로 장식된 목조 건물들은 건축미와 함께 시대적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한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
궁 바로 옆으로는 백제 왕실 사찰을 재현한 능사가 자리한다. 중심에는 오층목탑이 우뚝 솟아 단지 어디서든 중심을 이루며, 사찰 전각들과의 조화 속에 장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단정하고 기품 있는 건축 양식은 백제 불교문화의 깊이를 보여준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
초기의 백제가 어떻게 도시를 지키고 일상을 꾸려나갔는지를 보여주는 성곽 구역도 볼거리다. 성벽과 병영, 생활 공간이 함께 조성되어 있어 고대 도시의 방어 체계와 구조적 특징을 입체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걷는 동선마다 실감나는 재현이 이어진다.
단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제형루에 오르면, 백제인의 도시 설계 감각이 느껴진다. 건물 배치의 균형과 주변 자연과의 조화가 잘 어우러진 구조는 복원된 공간이라는 사실조차 잠시 잊게 만든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
관람 환경 또한 잘 갖춰져 있다. 유모차와 휠체어 대여는 물론, 수유실과 장애인 화장실, 점자 안내, 엘리베이터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마련돼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해설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어 아이들과 함께라면 더욱 알찬 관람이 가능하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
운영 시간은 계절에 따라 달라진다. 3월부터 10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11월부터 2월까지는 오후 5시까지 운영되며, 하절기에는 오후 6시부터 밤 10시까지, 동절기에는 오후 5시부터 야간 개장도 진행된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일이며, 월요일이 공휴일이면 그 다음 날 휴관한다.
입장료는 성인 6,000원, 청소년 및 군경 4,500원, 어린이 3,000원이며, 넓은 주차 공간도 마련돼 있어 차량 이용 시도 불편함이 없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강윤구 |
고대 백제의 건축과 도시, 문화를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이곳. 과거의 공간을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직접 ‘살아보는’ 새로운 역사 여행지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