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설원 속 호수 트레킹 명소, 사라오름]
겨울이 되면 이곳은 전혀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경계를 이루는 사라오름은 한라산 성판악 탐방로 남측에 자리한 고지대 오름으로, 해발 약 1,300m에 이른다. 접근 난도에 비해 풍경의 밀도가 높아 겨울 트레킹 명소로 꾸준히 이름이 오르내리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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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제주관광공사 (이하 동일) |
사라오름의 가장 큰 특징은 정상 분화구에 물이 고여 형성된 산정 화구호다. 둘레 약 250m 규모의 이 호수는 국내에서도 드문 지형으로, 높은 고도에 호수가 자리한 모습 자체가 이색적이다. 여름과 가을에는 고요한 물빛을 간직한 채 숲과 하늘을 비추지만, 겨울이 되면 전혀 다른 장면이 펼쳐진다.
기온이 크게 떨어지는 겨울철, 화구호는 두꺼운 얼음으로 덮인다. 넓고 평평하게 얼어붙은 호수는 마치 거대한 얼음 들판처럼 보이며, 설록의 숲과 눈 덮인 화구륜이 이를 둘러싼다. 이 장면은 제주라는 사실을 잠시 잊게 만들 만큼 이국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눈이 쌓인 날에는 발걸음을 옮길수록 주변의 정적이 더욱 또렷하게 느껴진다.
트레킹 코스는 성판악 탐방안내소에서 시작해 속밭 대피소를 지나 사라오름으로 이어진다. 왕복 약 10.6km, 평균 4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는 일정으로 고지대 산행이지만 동선이 명확해 처음 찾는 이들도 비교적 수월하게 오를 수 있다. 완만한 숲길과 고도가 서서히 높아지는 구간이 이어지며, 겨울에는 나무마다 눈꽃이 내려앉아 걷는 내내 풍경이 끊이지 않는다.
사라오름 화구호 주변은 예로부터 풍수적으로도 의미 있는 장소로 전해진다. 둥글게 둘러싼 화구륜과 그 안에 자리한 호수는 자연이 만든 구조물답게 균형감 있는 풍경을 이룬다. 바람 소리 외에는 별다른 소음이 없어, 잠시 멈춰 서서 풍경을 바라보기에도 좋다.
올해 5월부터 사라오름은 별도의 예약 없이 탐방이 가능해졌다.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며 겨울철 방문을 계획하는 이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다만 고지대 특성상 기상 변화가 잦아, 폭설이나 강풍 시에는 입산 통제가 이뤄질 수 있다. 출발 전 탐방로 통제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눈 덮인 한라산에서 호수를 만나는 경험, 겨울철 사라오름이 특별하게 기억되는 이유다.
[방문 정보]
- 들머리 위치: 제주 제주시 조천읍 516로 1865, 성판악 탐방안내소
- 주요 코스: 성판악 탐방안내소 → 속밭 대피소 → 사라오름
※ 왕복 약 10.6km / 약 4시간 30분 소요
- 입산시간(10월~3월): 05:00~11:30
※ 기상 상황에 따라 조기 통제 가능
※ 사라오름까지 등반 시, 탐방로 예약은 하지 않아도 되지만 신분증은 지참 必
- 휴일: 연중무휴
- 주차: 성판악 탐방안내소 주차장 이용 가능
※ 승용차 1,800원 / 경차 1,000원 등
- 입장료: 무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