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쪽에서 만난 고요한 해안길, 엉알해안산책로]
제주 서쪽, 엉알해안산책로는 벼랑 아래로 난 길을 따라 바다를 가장 가까이에서 마주할 수 있는 해안 트레킹 코스다. 이름 그대로 절벽 아래에 자리한 이 길은 화산섬 제주가 지닌 지형의 결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걷는 내내 시선과 발걸음을 동시에 붙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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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
산책로 초입에 들어서면 화산재가 층층이 쌓여 형성된 지층이 그대로 드러난 절벽이 이어진다. 자연이 만든 단면은 인위적인 연출 없이도 충분히 인상적이며, 절벽 아래로 밀려오는 파도는 시간에 따라 색과 리듬을 달리한다. 바다와 암벽이 만들어내는 대비는 걷는 속도를 자연스럽게 늦추고, 주변 소리에 더 집중하게 만든다.
이 길이 특별한 이유는 풍경뿐만이 아니다. 제주시의 숨은 비경으로 꼽힐 만큼 한적한 분위기가 유지되어, 번잡한 관광지와는 다른 결의 제주를 만날 수 있다. 단체 관광객보다 혼자 걷는 여행자나 조용한 산책을 원하는 이들이 더 잘 어울리는 공간으로 바람과 파도 소리가 배경음처럼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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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한국관광공사(여행노트 한광희) |
산책로는 수월봉 인근에서 차귀도 포구 방향으로 약 2km 이어진다. 전체적으로 평탄하게 조성되어 부담 없이 걸을 수 있으며, 제주 올레길 12코스와 연결되어 있어 일정에 따라 동선을 조정하기도 좋다.
코스에 수월봉 정상은 포함되지 않지만, 여유가 있다면 정상에 올라 엉알해안과 차귀도, 날씨가 맑은 날엔 한라산까지 이어지는 조망을 함께 즐겨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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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라이브스튜디오 |
입구는 수월봉 아래쪽과 고산리 해안 쪽 두 곳이 있는데, 차량 접근성과 주차 여건을 고려하면 고산리 방향이 편리하다. 이쪽에서는 바다 풍경이 바로 펼쳐져 산책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해안의 분위기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바위 틈으로 스며드는 파도, 멀리 이어진 수평선, 그리고 절벽이 만들어내는 그늘이 번갈아 나타나며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엉알해안산책로는 짧은 거리 안에 제주 서쪽 바다의 성격을 응축해 담아낸 공간이다. 가볍게 걷기에도, 풍경 앞에 오래 머물기에도 잘 어울리는 이 길은 조용한 제주를 찾는 이들에게 오래 기억에 남는 산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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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한국관광공사(여행노트 한광희) |
[방문 정보]
- 들머리 위치(차귀도 방면):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경면 노을해안로 1143
- 이용시간: 상시 개방
- 휴일: 연중무휴
- 주차: 가능
※ 수월봉 인근 또는 해양경찰서 고산출장소(차귀도 방면) 앞 주차장 무료 이용
- 입장료: 무료
- 주요 코스(상시 개방 산책로): 차귀도 포구 → 엉알해안 절벽 구간 → 수월봉 인근 → 원점 또는 편도 이동
※ 약 2km, 40~60분 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