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림성·성흥산 사랑나무]
부여 남부에 자리한 성흥산은 높지 않은 산세지만 정상에 오르는 순간 펼쳐지는 풍경 덕분에 많은 이들이 찾는 나들이 명소로 알려져 있다. 주차장에서 남문지까지는 성인 기준 약 10~20분이면 도착할 수 있어 남녀노소 부담 없이 오를 수 있으며, 가벼운 산책만으로도 시원한 조망을 만날 수 있다. 산길 초입부터 부드럽게 이어진 흙길을 따라 걷다 보면 금강을 중심으로 넓은 들녘이 점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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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오정균 |
백제 동성왕 시대에 축성된 가림성은 사비성을 방어하기 위한 요새 역할을 했던 곳이다. 성벽은 크게 남아 있지 않지만 그 흔적만으로도 당시 전략적 중요성을 짐작할 수 있다. 남문지에 도착하면 성루 자리였던 지점을 중심으로 주변이 시원하게 트이며 금강 하류까지 이어지는 평야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특히 논산 강경 방향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햇빛이 비칠 때마다 들녘의 결이 선명해져 사진을 좋아하는 방문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정상에 올라 바라보는 금강의 흐름은 계절마다 달라진다. 봄에는 연둣빛 들녘과 강물의 은빛 반사가 어우러지고, 여름에는 짙은 녹음이 들판을 채우며 풍경이 한층 더 깊어진다. 가을에는 황금빛 논이 주변을 감싸 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장면이 더욱 부드럽고 따스하게 느껴지고, 겨울에는 잔잔한 강과 맑은 하늘이 고요한 분위기를 만든다. 일출과 일몰 모두 아름답기로 유명해 시간을 맞춰 찾는 이들도 많다.
가림성의 풍경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성흥산 사랑나무다. 남문지에서 조금 더 걸어 바위 절벽 옆 계단을 오르면 성벽 위에 우뚝 선 한 그루의 느티나무가 나타난다. 수령 400년이 넘는 이 나무는 가지가 자연스럽게 휘어지며 하트에 가까운 형태를 이루어 ‘사랑나무’라는 이름을 얻었다. 인공적으로 꾸며진 형태가 아닌 자연이 만든 모양 그대로라 더욱 특별한 상징성을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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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한국관광공사(이주형님) |
이 느티나무는 2021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며 전국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했고, 여러 드라마 촬영지로 등장하며 로맨스 분위기가 짙게 묻어나는 장소로 자리 잡았다. 사진으로만 보아도 인상적이지만 실제로 마주하면 그 존재감이 훨씬 크게 다가온다. 계절마다 색이 달라지는 촬영 포인트이기도 해 늦가을 오후에는 기울어진 햇빛이 나무와 성벽을 황금빛으로 물들여 더욱 따스한 장면을 선사한다.
사랑나무 주변은 전망이 탁 트여 있어 어디를 바라보든 부여의 들녘과 강줄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성벽 위 한 그루만 자리한 형태 덕분에 사진을 찍을 때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구도가 완성된다. 연인·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은 이유 역시 이런 분위기 때문이다. 잠시 서서 바람을 느끼고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리되는 듯한 여유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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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한국관광공사 |
가림성까지 오르는 길은 가볍게 산책하듯 걸을 수 있어 시간 여유가 없는 여행에도 적합하다. 복잡한 산행 없이 짧은 이동만으로 부여의 대표적인 전망을 만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주차장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접근이 쉽고, 전 구간이 개방되어 있어 시간 제약 없이 찾을 수 있다. 낮에도 좋지만 일몰 무렵 찾아가면 들녘이 붉은빛에 물들며 하루의 끝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풍경을 만나게 된다.
역사와 자연, 낭만적인 분위기까지 한곳에 담긴 성흥산 가림성·사랑나무는 짧은 나들이로도 충분한 만족감을 주는 부여의 대표 여행지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누구나 한 번쯤 보고 싶어질 만큼 깊은 인상을 남기며,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기 좋은 무료 명소로 추천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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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한국관광공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