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근처에 이런 산사가 있었다고요?”... 잠시 들렀다 가도 여유가 느껴지는 천년사찰

[향천사]

금오산 골짜기 깊숙이 자리한 향천사는 도심에서 멀지 않음에도 산사의 고요함을 고스란히 품은 고찰로 알려져 있다. 주변에 복잡한 시설이 거의 없어 사찰에 들어서는 순간 공기가 달라지는 느낌이 들고, 오래된 나무와 전각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공간을 만들어낸다. 바람 소리와 발걸음 소리만 들릴 만큼 조용한 분위기 덕분에 짧게 둘러보아도 마음이 차분해지고, 머무는 동안 자연에 한층 더 가까워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예산 향천사
사진 = 예산군 문화관광


향천사의 창건은 백제 의자왕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의각대사가 향기로운 샘물 근처에서 금빛 까마귀가 물을 마시는 모습을 보고 그 자리에 절을 지었다고 한다. 사찰의 이름이 ‘향천사’가 된 이유도 그 샘물에서 비롯되었고, 금오산이라는 지명 또한 금까마귀와 관련된 전설에서 유래했다고 하니, 이 일대가 지닌 독특한 역사와 상징성이 더욱 흥미롭게 다가온다.


늦가을의 향천사는 전혀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극락전을 중심으로 붉은빛과 주황빛이 짙게 번지고 전각 뒤편 숲까지 색이 번져 마치 깊은 산속 정원에 들어온 듯한 분위기가 된다. 특히 천불전 앞의 단풍과 오래된 백일홍이 어우러진 장면은 많은 이들이 찾는 대표 포토 스폿으로, 빛이 스치는 방향에 따라 전혀 다른 색감을 보여주어 사진을 남기기에도 좋다. 단풍이 절정에 달하는 시기에는 사찰 전체가 따스하면서도 고요한 정취로 채워져 늦가을 특유의 감성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예산 향천사
사진 = 예산군 공식 블로그(이문희)


경내에는 극락전·천불전·나한전 등 여러 전각이 자연스럽게 배치되어 있다. 각각의 건물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오랜 시간 이어져 온 고찰만의 분위기를 지니고 있으며, 전각마다 풍경이 달라 한 바퀴 도는 동안 매 순간 새로운 장면을 만나게 된다. 

구층석탑과 부도, 괘불도 등 문화재 또한 곳곳에 자리하고 있어 사찰의 역사적 깊이를 더하며, 조용히 걸으면서 문화재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여유를 경험할 수 있다.

예산 향천사
사진 = 예산군 문화관광


향천사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접근성이다. 도심과 가까워 복잡한 이동 과정 없이 손쉽게 방문할 수 있으며, 주차 공간도 갖추어져 있어 차량 이용 시에도 큰 어려움이 없다. 상시 개방되는 사찰이기 때문에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들를 수 있고, 잠시 머무르다 가더라도 그 시간만큼은 산사의 고요함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짧은 여유를 찾고 싶은 이들에게 특히 추천할 만한 장소다.


가을의 끝자락을 담은 여행지를 찾는다면 향천사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된다. 오래된 전각, 숲과 단풍이 함께 이루는 풍경, 그리고 천오백 년의 시간이 쌓여 만들어낸 고요함이 어우러져 계절의 감성과 사찰의 정취를 자연스럽게 체감하게 한다. 산사의 풍경을 바라보며 천천히 걸음을 옮기다 보면 복잡한 마음이 조금씩 정리되는 듯한 기분이 들고, 짧은 방문이라도 여운이 오래 남는 곳이다.

예산 향천사
사진 = 예산군 공식 블로그(이문희)
[대한민국 여행지도 by 힐링휴게소]
– 2025.12.02 Up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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