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 듣고 찾아온 사람들로 북적여요”… 인생샷 명소 거창 은행나무길

[짧지만 강렬한 풍경, 거창 의동마을 은행나무길]

경상남도 거창군 학리 의동마을 입구에는 가을이면 황금빛으로 물드는 특별한 길이 있다. 길의 길이는 불과 100m 남짓이지만, 노랗게 물든 은행잎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그 어떤 명소보다도 강렬하다. 이름 그대로 ‘거창 은행나무길’이라 불리는 이곳은 매년 10월 중순부터 11월 초까지 황금빛 터널이 완성되며, 사진가와 여행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거창 의동마을 은행나무길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정현


이 길은 처음부터 관광지가 아니었다. 마을 주민들이 오가던 생활로였던 작은 골목길이었으나, 2011년 제1회 거창관광전국사진공모전에 소개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후 입소문을 타고 전국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찾아오는 명소가 되었고, 지금은 가을이 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표적인 은행나무길로 자리잡았다.

가을이 절정에 이르면 은행잎은 길 전체를 덮으며 마치 황금빛 물결이 흐르는 듯한 장관을 만든다. 바람이 불면 잎이 우수수 떨어져 바닥이 노랗게 물들고, 햇살이 스며드는 오후에는 금빛이 더욱 짙어진다. 그 빛이 공기 속으로 번지면 길 전체가 따스한 색으로 채워져, 걷는 이마다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거창 의동마을 은행나무길
사진 = 거창군 공식 블로그(배인주)


은행나무길의 포토존으로 가장 잘 알려진 곳은 마을 입구의 낡은 창고 앞이다. 오래된 지붕 위로 은행잎이 소복이 쌓여 있고, 그 앞에 줄지어 선 은행나무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사진 한 장만으로도 가을의 정취를 완벽히 담아낸다. 이 장면은 수많은 SNS와 사진 공모전에서도 반복 등장할 만큼 거창을 대표하는 이미지가 되었다.

길 자체는 짧지만, 걸을수록 그 고즈넉함이 깊어진다. 바닥을 덮은 은행잎이 바스락거리며 리듬을 만들고, 마을 담장 너머로 들려오는 개 짖는 소리나 낙엽 밟는 소리가 배경음이 되어준다. 도시의 소음과는 전혀 다른, 자연의 소리만이 존재하는 공간이다. 마을 주민들은 방문객들이 편히 사진을 찍고 머물 수 있도록 늘 길을 깨끗하게 관리해오고 있다.

거창 의동마을 은행나무길
사진 = 거창군 공식 블로그(김상택)


은행나무길은 입장료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다. 다만 별도의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차량은 ‘의동마을 입구’를 내비게이션에 입력해 도로변에 세우면 된다. 주말에는 방문객이 몰려 도로가 혼잡하므로, 오전 일찍 방문하거나 인근 마을에 주차 후 걸어오는 것을 추천한다. 이른 아침의 은행나무길은 사람의 발길이 적어 한층 더 고요하고, 안개가 낀 날에는 신비로운 분위기까지 더해진다.

거창 의동마을 은행나무길
사진 = 한국관광공사(아로정보기술 신병문 작가)


거창 은행나무길의 진짜 매력은 단순한 풍경 이상의 감정에 있다. 길 위에 서면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고목들의 위용이 느껴지고, 햇살 사이로 떨어지는 은행잎 하나하나가 계절의 흐름을 말해준다. 짧은 길이지만, 걷는 동안 시간은 느리게 흐르고 마음은 고요해진다.

이곳은 해가 저물수록 더욱 아름답다. 석양빛이 은행잎 사이로 스며들면 노란색이 금빛으로 변하며, 하늘과 땅이 하나의 색으로 이어진다. 바람에 흩날리는 잎이 주변을 감싸는 순간, 누구나 스마트폰을 꺼내들 수밖에 없다. 그 한 장의 사진이 바로 가을의 완성이다.

거창 의동마을 은행나무길
사진 = 거창군 공식 블로그(안병권)


황금빛으로 물든 거창 의동마을 은행나무길은 단 하루만 걸어도 기억에 남는 풍경을 선사한다. 화려하지 않지만 진한 계절의 향기를 품은 이 짧은 길 위에서 가을이 가진 가장 순수한 빛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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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0.03 Up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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