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오를 수 있는 억새산행지”… 가을 한정 감성 트레킹 명소

[경주 무장산, 바람 따라 물결치는 은빛 억새의 향연]

가을의 경주를 대표하는 산이 있다. 하늘 아래 은빛 억새가 넘실대며 파도치는 풍경으로 유명한 ‘무장산(무장봉)’이다. 해발 624m의 높이는 크지 않지만, 정상에 오르면 억새밭이 끝없이 이어져 마치 하늘과 맞닿은 듯한 장관을 선사한다. 한때 소들이 풀을 뜯던 목장이었지만 지금은 가을마다 수많은 탐방객이 찾는 억새 명소로 자리 잡았다.

경주 무장산 억새군락지
사진 = 한국관광공사(경주시청 홍보담당관 뉴미디어팀 이영화 주무관)


무장산은 함월산과 운제산, 토함산 사이에 위치한다. 신라 문무왕이 삼국통일을 이룬 뒤 무기와 갑옷을 묻었다는 전설이 전해져 ‘무장(武裝)’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자연의 아름다움 속에 역사적 의미까지 더해진 산으로, 경주의 풍경과 신라의 숨결이 함께 느껴지는 곳이다.

정상부에는 드넓은 초지가 펼쳐져 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목장으로 쓰였던 곳이지만, 세월이 흐르며 억새가 자생해 지금의 거대한 억새밭이 만들어졌다. 가을바람이 불면 억새가 바다처럼 출렁이고, 햇살에 반사된 은빛 잎들이 눈부시게 빛난다. 이 장관 덕분에 드라마 ‘선덕여왕’과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화면 속 웅장한 장면들이 바로 이곳에서 촬영되었으며, 작품을 본 사람들이 실제 풍경을 보기 위해 찾아올 만큼 인기가 높다.

경주 무장산 억새군락지
사진 = 한국관광공사


탐방로는 초보자도 도전하기 좋다. 경주시 암곡동 탐방안내소에서 출발해 정상 억새밭까지 왕복 약 3~4시간이 걸리며, 경사가 완만해 가족 단위나 가벼운 산책 코스로도 적합하다. 걷는 동안 주변 산세와 함께 억새가 바람결에 흔들리는 풍경이 이어져, 오르는 내내 눈이 즐겁다. 정상에서는 경주 시내와 토함산, 감포 앞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경주 무장산 억새군락지
사진 = 한국관광공사


억새는 10월 중순부터 11월 초순 사이에 절정을 맞는다. 이 시기에는 오후 늦은 시간대가 특히 아름답다. 햇빛이 비스듬히 비춰 억새 이삭이 황금빛으로 반짝이며, 바람에 일렁이는 은빛 물결은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경주 무장산 억새군락지
사진 = 한국관광공사(경주시청 홍보담당관 뉴미디어팀 이영화 주무관)


무장봉 공영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입장료는 없다. 가을철에는 주말마다 방문객이 많으므로 이른 시간대에 찾는 것이 좋다. 산행 후에는 인근의 토함산 온천이나 감포항을 함께 둘러보며 경주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무장산은 자연과 시간, 그리고 바람이 만들어내는 예술의 무대다. 드라마 속 장면처럼 억새가 춤추는 능선 위에 서면, 그 어떤 말보다 깊은 감동이 밀려온다. 올해 가을, 은빛 억새가 출렁이는 무장산에서 특별한 순간을 만나보자.

경주 무장산 억새군락지
사진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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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2.02 Up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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