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호수길]
충청북도 옥천군에는 호수를 끼고 걷는 특별한 길이 있다. 바로 향수호수길이다. 이 길은 총 5.6km로 이어져 있으며, 옥천읍 수북리에 자리한 선사공원에서 출발해 안내면 장계리 주막마을까지 연결된다. 코스 전체가 대청호반과 마성산 자락을 따라 펼쳐져 있어, 걸음을 옮기는 동안 호수와 숲이 번갈아 시야에 들어온다. 대청댐 건설 이후 오랫동안 닿지 않았던 숲이 길로 조성되면서, 사람의 손길이 적게 닿은 자연을 그대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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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비늘전망대 | 사진 = 옥천 문화관광 |
길의 시작점인 선사공원은 고대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공간으로, 탐방로 여행의 첫 분위기를 차분하게 열어준다. 이후 길을 따라 나아가면 탁 트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날망마당이 등장한다.
조금 더 걷다 보면 물비늘전망대에 닿는데, 이곳은 햇살을 받은 호수 물결이 반짝이며 이름 그대로 비늘 같은 빛을 뿜어낸다. 전망대에 서면 발아래로 펼쳐지는 호수의 너른 품과 멀리 이어진 숲의 능선이 어우러져 잊기 힘든 장면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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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비늘전망대 | 사진 = 옥천 문화관광 |
길 한쪽에는 황새터라는 이름의 작은 공간이 있다. 예전에는 실제 황새가 날아들던 습지였다고 전해진다. 그 흔적은 사라졌지만, 지금도 그 자리에 서면 옛 풍경을 상상하게 만든다. 이어지는 용댕이 구간은 황룡암이라 불린 절터와 연결되며, 길의 역사성을 느끼게 하는 포인트다. 마지막 도착지는 장계리 주막마을이다. 과거 여정을 이어가던 사람들이 쉬어가던 마을로, 지금도 고즈넉한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어 탐방을 마무리하기에 알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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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수호수길 조형물 | 사진 = 한국관광공사 |
향수호수길의 매력은 호수 전망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울창한 숲이 햇빛을 가려주어 여름에도 그늘 아래서 걸을 수 있고, 곳곳에서 솔향기가 은은히 풍겨온다. 길을 걷다 보면 다람쥐나 산새가 나타나 여행객을 반겨주기도 한다. 이러한 순간들은 자연 속 깊은 교감을 가능하게 하며, 중장년층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차분한 휴식을 선사한다.
탐방로는 비교적 완만하고 정비가 잘 되어 있어 큰 어려움 없이 걸을 수 있다. 전체 거리가 5.6km이지만 속도를 늦춰 천천히 걸으면 두세 시간 정도 소요된다. 걷는 시간 동안 호수와 숲이 교차하며 반복되기 때문에 지루함 없이 풍경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중간중간 마련된 쉼터와 전망 포인트는 걷는 이들에게 숨을 고를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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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수호수길 산책로 | 사진 = 한국관광공사 |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누구나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다만 매주 월요일과 설·추석 당일에는 운영하지 않으며, 해빙기인 2~3월에도 안전 문제로 입장이 제한된다. 기상 상황에 따라서도 휴장이 이루어지는데, 폭우나 태풍 특보가 발효될 때, 또는 적설량이 10mm 이상일 때는 탐방이 중단된다. 이는 자연을 보존하고 방문객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조치다.
향수호수길의 시작 주소는 충청북도 옥천군 옥천읍 수북리 46-3이다. 선사공원에서 시작해 날망마당, 물비늘전망대, 황새터, 용댕이, 주막마을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따라가면 대청호의 고즈넉한 매력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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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수호수길 안내도 | 사진 = 한국관광공사 |
이 길은 산책로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옛날 주민들이 생활하던 자취와 숲의 내음을 함께 품고 있어,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옛 정취를 느끼는 듯한 감각을 전해준다. 대청호반의 고요함은 도시의 소음을 잠시 잊게 하고, 숲길의 평화로운 분위기는 걷는 이의 마음을 비운다. 그래서 향수호수길은 중장년층뿐 아니라, 여유를 찾는 모든 이들에게 쉼과 사색의 시간을 선물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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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옥천 문화관광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