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과 전망을 동시에 즐기는 부소담악]
충청북도 옥천군 군북면 부소무늬마을에 자리한 부소담악은 호수 위로 솟아오른 기암절벽이 장관을 이루는 명소다. 길이 약 700m에 이르는 이 바위 절벽은 조선 후기의 대학자 우암 송시열이 풍광을 보고 ‘소금강’이라 칭하며, 추소팔경 가운데 마지막 경치로 기록한 곳이다. 본래는 산의 일부였으나 대청댐이 완공되면서 일부가 수몰되어, 지금처럼 호수 위에 병풍처럼 서 있는 독특한 풍경이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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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옥천 문화관광 |
부소담악을 제대로 감상하고 싶다면 호수 위를 내려다볼 수 있는 추소정을 찾아가는 것이 좋다. 정자에 서면 길게 뻗은 절벽이 호수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멀리서 바라보면 용이 물 위를 미끄러지듯 나아가는 듯한 형상이 눈에 들어온다. 호수와 절벽이 어우러진 풍경은 계절과 날씨에 따라 다른 매력을 드러낸다. 바람이 강하게 이는 날에는 호수의 파도가 바위에 부딪혀 잔잔한 울림을 전하고, 바람이 멎은 날에는 수면이 거울처럼 맑아 절벽을 그대로 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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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소정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
이곳의 매력은 단순히 정자에서 바라보는 풍경에만 그치지 않는다. 부소담악 능선을 따라 걷는 산행길은 더욱 극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좁은 능선길 아래로는 깊고 푸른 호수가 낭떠러지처럼 펼쳐져 있어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아찔한 긴장감과 함께 압도적인 경관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일부 구간은 경사가 가파른 흙길로 이루어져 있어 미끄럽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추소정까지 오르는 길은 비교적 편안하다. 평지와 데크길이 이어져 누구나 산책하듯 걸을 수 있으며, 중간중간 호수와 절벽을 옆에 두고 여유로운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전망대에 가까워질수록 흙길 경사가 나타나지만, 잠시만 힘을 내면 호수 위에 병풍처럼 선 절벽의 웅장한 풍경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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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옥천 문화관광 |
부소담악은 계절마다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다. 봄에는 연둣빛 숲과 호수가 어우러져 싱그러움이 가득하고, 여름에는 푸른 수면이 절벽의 하얀 빛과 대조를 이루며 청량감을 준다. 가을이면 붉고 노란 단풍이 절벽을 감싸며 한 폭의 산수화를 만들고, 겨울에는 고요한 호수와 눈 덮인 바위가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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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옥천 문화관광 |
이곳은 국내를 대표하는 아름다운 하천 경관으로도 꼽힌다. 자연 풍경을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역사와 문화가 깃든 장소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다만 매주 월요일과 설·추석 당일, 그리고 해빙기인 2~3월이나 기상 악화 시에는 휴관하니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하다.
주소는 충청북도 옥천군 군북면 환산로 518로, 접근로는 평지와 데크길이 주를 이루어 큰 무리 없이 걸을 수 있다.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차량 이용객도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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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옥천 문화관광 |
호수와 절벽이 함께 만들어낸 비밀 같은 절경, 부소담악. 추소정에 올라 눈앞에 펼쳐진 장관을 내려다보면 왜 이곳이 천 년 동안 찬탄받아 왔는지 실감하게 된다. 옥천 여행을 계획한다면 반드시 들러야 할 힐링 명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