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걷기 좋은, 태안 꽃게다리]
충청남도 태안군 안면읍, 바다 위에 길게 놓인 다리 하나가 여행객들을 맞이한다. 이름은 꽃게다리다. 드르니항과 백사장항을 연결하는 해상 인도교로, 이 지역의 대표 수산물인 꽃게와 새우를 상징하는 대형 조형물이 입구를 지키고 있다. 처음에는 ‘대하랑꽃게랑’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졌으나, 지금은 간단히 꽃게다리라 부르며 태안을 대표하는 산책 명소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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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태안군청 관광진흥과) |
드르니항은 작은 어선들이 드나드는 소박한 항구다. 반대편 백사장항은 활발한 수산물 거래가 이루어지는 규모 있는 항구로, 꽃게다리는 이 두 항구를 바다 위에서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다리 위에 오르면 발아래로 출렁이는 파도가 펼쳐지고, 그 위를 걷는 순간 마치 바다 한가운데 서 있는 듯한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서해의 시원한 바람과 수평선 너머까지 이어지는 풍경은 보는 이의 마음까지 시원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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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태안군청 관광진흥과) |
가장 아름다운 시간은 해질 무렵이다. 해가 바다 너머로 떨어지기 시작하면 붉은빛이 수평선을 따라 퍼져 나가며 하늘과 바다가 동시에 물든다. 이 장면을 배경으로 다리에 불이 켜지면, 낮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야경 산책길이 펼쳐진다. 은은한 조명 속에서 바다를 건너는 길은 낭만적이고, 사진 촬영 명소로도 유명해 여행객들의 카메라 셔터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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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경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노희완 |
꽃게다리는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 좋은 무장애 산책로다. 휠체어나 유모차도 불편 없이 다닐 수 있도록 데크가 잘 정비되어 있어,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또한 해변 산책로와 이어져 있어 바닷바람을 맞으며 여유롭게 걷기에 좋은 코스로 추천된다. 태안의 다른 관광지를 둘러보다가 가볍게 들르기에도 부담 없는 여행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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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태안군청 관광진흥과) |
특별한 점은 입장료가 없다는 것이다. 누구나 언제든 무료로 즐길 수 있으며, 별도의 휴무일 없이 상시 개방되어 있다. 주차장도 마련돼 있어 차량 이용객의 접근이 편리하다. 바닷길을 걸으며 서해의 풍경을 만날 수 있는 이 다리는, 태안을 찾는 여행자라면 한 번쯤 들러야 할 명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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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태안군청 관광진흥과) |
꽃게다리는 단순한 산책길을 넘어, 바다와 항구, 그리고 일몰이 어우러진 태안의 풍경을 온전히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계절과 시간에 따라 다른 매력을 보여주며, 짧게 걷는 순간조차 오래도록 기억에 남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