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갈 수 있는 섬이래요”… 파도와 바람이 만든 감성 여행지

[울산 동구, 슬도]

울산 동구 방어진항 끝자락, 동진포구 앞바다에 바위섬 하나가 조용히 떠 있다. 이름은 슬도. 파도가 바위를 때리며 내는 소리가 거문고 소리를 닮았다고 하여 ‘거문고 슬(瑟)’ 자를 따 이름 붙여졌다. 이 소리는 섬 주변을 걸을 때마다 파도 틈에서 멈추지 않고 들려오며,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울산 슬도 바위섬
사진 = 한국관광공사


이 작은 섬은 부드럽게 마모된 사암으로 형성되어 있고, 오랜 시간 바다 생물들이 파고든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이런 질감 덕분에 다른 해안과는 다른 독특한 외관을 자랑한다. 섬의 전체적인 모습은 바다 쪽에서 보면 시루를 엎어놓은 것처럼 보이며, 울퉁불퉁한 표면 때문에 ‘곰보섬’이라는 별명도 있다.

울산 슬도
사진 = 대한민국구석구석


슬도는 울산 12경 가운데 하나로, ‘슬도명파’라는 이름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해가 질 무렵 붉게 물든 바다와 그 위로 퍼지는 파도 소리는 이 별칭의 의미를 그대로 전해준다. 이곳은 방어진 방파제를 따라 도보로 쉽게 갈 수 있어 등산 장비나 특별한 준비 없이도 누구나 접근 가능하다.

울산 슬도
사진 = 대한민국구석구석


섬 끝자락에는 1950년대 후반에 세워진 무인등대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등대 아래로 내려가면 발 아래 펼쳐진 수평선과 파도, 그리고 조용한 섬의 분위기가 어우러진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길은 가볍게 걷기에 좋으며, 도심과도 가까워 짧은 나들이 코스로 적합하다.

슬도등대
사진 = 대한민국구석구석


낚시터로도 이름나 있어 평일에도 낚시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인근 방어진항에는 활어직판장과 신선한 회를 맛볼 수 있는 식당들이 모여 있다. 근처 대왕암공원과 함께 둘러보면 하루 일정을 충분히 채울 수 있는 알찬 여행지가 된다.

울산 동구 슬도
사진 = 대한민국구석구석


슬도는 규모가 크진 않지만 바다의 소리와 형태, 그리고 그 안에 담긴 고요함으로 많은 이들의 발길을 붙든다. 입장료도 따로 없어 누구나 자유롭게 찾을 수 있는 이 바위섬은, 울산이 가진 또 다른 자연의 얼굴을 보여주는 장소다.

슬도등대
사진 = 대한민국구석구석
[대한민국 여행지도 by 힐링휴게소]
– 2025.07.01 Up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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