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풍경이 다른 산, 진안 마이산
전북 진안군에 위치한 마이산도립공원. 뾰족하게 솟은 두 개의 봉우리로 멀리서도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는 이 산은, ‘말의 귀를 닮았다’ 하여 마이산이라 불린다. 하지만 이름만 특별한 게 아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그 이름조차 다르게 불리며, 네 계절 내내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진안의 대표적인 자연 명소다.
봄이면 안개 낀 날 더욱 운치 있는 ‘돛대봉’, 여름에는 용의 뿔을 닮은 ‘용각봉’, 가을에는 단풍이 물드는 ‘마이봉’, 겨울이면 붓끝처럼 뾰족해지는 ‘문필봉’. 같은 산이지만 계절이 바뀔 때마다 이름도, 인상도 달라지니, 해마다 다른 산을 찾는 기분으로 다시 오게 만든다.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이근완 |
마이산도립공원은 등산을 위한 공간인 동시에 자연과 문화, 신앙이 만나는 복합적인 공간이다. 대표 명소로는 은수사와 탑사가 있다. 조선 태조 이성계가 백일기도를 올렸다는 전설이 남은 은수사는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마이산의 정신적 중심지로 꼽힌다. 은은한 고찰의 분위기 속에서 고즈넉한 시간 여행을 즐길 수 있다.
 |
은수사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강시몬 |
탑사는 마이산이 가진 신비로움을 극대화시키는 장소다. 자연석으로만 쌓아 올린 80여 개의 돌탑은 바람에도 무너지지 않고 수십 년을 버텨왔다. 높이도 형태도 제각각인 돌탑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작품이며, 사람들의 정성과 기원이 고스란히 깃든 공간이다. 이곳에 들어서면 누구나 숙연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
마이산탑사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
공원 입구에서 탑사까지 이어지는 약 3km의 진입로도 사계절마다 분위기가 달라진다. 봄에는 벚꽃이 터널을 이루며 하늘을 가리고, 여름이면 숲길 사이로 시원한 그늘이 드리워진다. 가을엔 낙엽이 카펫처럼 길을 덮고, 겨울에는 하얀 눈이 마이산의 봉우리를 감싸며 장엄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이 길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여정이 된다.
 |
마이산 십리벚꽃길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홍다빈 |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이유민 |
마이산도립공원은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도 안성맞춤이다. 돌탑 쌓기 체험, 계절별로 진행되는 자연 생태 활동, 겨울철에는 ‘역고드름 체험’ 같은 이색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아이들에게는 학습과 재미를 동시에, 어른들에게는 추억과 감동을 안겨준다.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강시몬 |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전희원 |
또한 마이산은 누구에게나 열린 산이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이들도 불편 없이 이동할 수 있도록 무장애 경사로가 잘 마련되어 있으며, 장애인 전용 주차장, 무장애 화장실, 휠체어 대여 서비스까지 갖춰져 있다. 사전 예약을 하면 문화관광해설사의 해설도 들을 수 있어 보다 깊이 있는 탐방도 가능하다.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IR 스튜디오 |
산행이 아니라 ‘감상’에 가까운 마이산의 풍경. 뚜렷한 봉우리와 독특한 지형, 역사와 전설이 깃든 유적, 그리고 사계절 바뀌는 생생한 얼굴. 이 모든 것이 겹쳐져 마이산은 매번 같은 듯 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이준모 |
하나의 산이 보여주는 네 가지의 이름, 네 가지의 느낌. 그래서 마이산은 단 한 번으로는 부족한 여행지다. 걷는 계절마다 새로운 감정을 일깨우는 이곳에서, 나만의 ‘사계절의 기억’을 천천히 쌓아보는 건 어떨까.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강경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