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문동숲길]
한때 방치되었던 자투리땅이 주민들의 손끝에서 다시 태어났다. 광주 북구 문흥동에 위치한 ‘맥문동숲길’은 여름이 되면 1km 길이의 산책로를 따라 보랏빛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며, 도심 속에서 자연이 주는 조용한 감동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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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심인옥 |
이 길의 정식 명칭은 ‘천지인 문화소통길’이다. 처음에는 호남고속도로 방음벽 옆 완충녹지에 불과했지만, 광주 북구청과 주민들이 함께 가꾼 끝에 지금의 산책길로 재탄생했다. 특히 8월이 되면 백합과 여러해살이풀인 맥문동이 만개하면서 도심에서 보기 드문 보랏빛 풍경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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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여행노트 심철) |
길 양옆으로는 키 큰 메타세쿼이아가 줄지어 서 있어 그늘을 만들어주고, 그 아래에 맥문동이 자라나 보랏빛 융단을 펼쳐놓은 듯한 느낌을 준다. 생명력이 강한 맥문동은 큰 나무 아래에서도 잘 자라는 특성이 있어, 이 숲길과 완벽하게 어우러진다. 도심 외곽의 자투리땅을 자연 속 명소로 바꿔낸 이 풍경은 지역 주민의 정성과 꾸준한 돌봄이 만든 작은 기적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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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지병선 |
이곳은 시민들이 휴식하고 산책하는 공간으로도 기능한다. 벤치와 안내판, 데크로드가 조성되어 있으며, 밤에는 은은한 조명까지 켜져 늦은 시간에도 안전하고 쾌적하게 걸을 수 있다. 가볍게 산책하며 꽃을 감상하거나 사진을 찍는 이들로 여름철이면 숲길이 분주해지지만, 공간 자체가 넓어 혼잡하지 않고 쾌적한 분위기를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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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대한민국구석구석 |
별도의 입장료나 복잡한 예약 없이도 자유롭게 즐길 수 있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은 이들이나 가족 여행으로도 적합하다. 조용한 도시 외곽에서 만나는 보랏빛 풍경은 일상에 지친 마음에 깊은 여유를 안겨준다.
8월, 맥문동이 만개하는 시기에 이 길을 걷는다면, 나무 그늘 아래 펼쳐지는 연보랏빛 감동을 오래도록 간직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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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여행노트 심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