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선비의 마을, 무섬마을
경상북도 영주시 문수면. 물길이 만든 독특한 지형 속에 마치 섬처럼 떠 있는 마을이 있다. 세 면을 감싸는 내성천이 만들어낸 지형 덕에 ‘무섬’이라 불리게 된 이곳은, 지금도 옛 모습을 간직한 채 천천히 흐르는 시간 속에 머물고 있다.
무섬마을이라는 이름은 우리말 ‘물수리’에서 유래했다. 실제로 마을은 강물에 둘러싸여 있어 지형만 보면 섬처럼 보이고, 외부와 마을을 잇는 유일한 길은 한 줄기 외나무다리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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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이복현 |
이 마을의 상징은 단연 외나무다리다. 폭 30cm, 길이 150m의 좁은 다리는 긴 장대를 짚고 조심히 건너야 했던 구조로, 장마철이면 매번 떠내려갔다 다시 놓이곤 했다. 지금의 외나무다리는 당시의 구조를 그대로 복원한 것으로, 직접 걸어볼 수 있는 체험이 가능해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기억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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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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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이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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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섬마을에는 조선 후기 양반가의 고택 30여 채가 자리 잡고 있다. 이 중 16채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전통가옥으로, 김천한 가옥, 김욱 가옥 등은 전통한옥 숙박 체험이 가능한 공간으로도 운영 중이다. 실제 고택에 머무르며 창호 너머로 들려오는 물소리를 들으며 하루를 보내다 보면, 조선 선비의 일상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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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이범수 |
마을 안에는 무섬문화촌이 조성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도자기 만들기, 천연염색, 사군자 체험 등 전통문화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도 인기가 높다. 아이들에게는 자연과 문화를 동시에 배울 수 있는 체험의 장이자, 어른들에게는 옛 정취를 되새길 수 있는 장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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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앙지뉴 필름 |
가을이 되면 이 마을은 또 다른 얼굴을 선보인다. 바로 '무섬외나무다리축제'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축제 기간 동안은 외나무다리 걷기 체험은 물론, 전통혼례 재연, 고택 음악회, 야간 조명 아래 진행되는 무섬 야행까지 이어져 마을 전체가 문화의 무대로 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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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재)영주문화관광재단 김은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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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앙지뉴 필름 |
하루쯤 느리게 걷고 싶을 때, 전통의 온기를 느끼고 싶을 때, 이곳만큼 어울리는 공간도 드물다. 다리를 건너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조선의 시간, 무섬마을은 여전히 자연과 사람, 그리고 전통이 어우러진 살아 있는 마을로 우리를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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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앙지뉴 필름 |